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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계명'과 현대 디자인

by 마리의뉴스 2024. 12. 31.

디터 람스(Dieter Rams)는 20세기 산업디자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그의 디자인 철학은 오늘날까지도 현대 디자인의 근간이 되고 있다. 특히 그의 '좋은 디자인 10계명'은 단순한 디자인 원칙을 넘어, 현대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었다. 브라운(Braun)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정립한 그의 디자인 철학은,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를 비롯한 현대 디자이너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금자탑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계명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계명

디터 람스의 10계명과 현대 디자인의 패러다임

디터 람스의 10계명은 혁신성, 유용성, 심미성, 이해가능성, 정직성, 눈에 거슬리지 않음, 오래됨, 완결성, 환경친화성, 최소한의 디자인이라는 핵심 가치를 담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현대 디자인계에서 제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특히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라는 첫 번째 계명은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중요해졌다. 애플, 구글, 삼성 등 현대의 주요 기업들은 이 원칙을 따라 기술적 혁신을 심미적 디자인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는 원칙은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의 기초가 되었다. 현대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직관성과 사용성이 강조되는 것은 바로 이 원칙의 영향이다. 또한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라는 원칙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니멀리즘을 넘어선 디자인 철학

디터 람스의 '최소한의 디자인(Less but better)' 철학은 단순히 장식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제품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사용자의 needs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 디자인에서 '미니멀리즘'이라는 트렌드로 재해석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건축, 제품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웹 디자인 등 거의 모든 디자인 분야에서 그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디터 람스의 철학이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기능을 단순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구현해야 하는 현대의 디지털 제품들에게, 그의 디자인 원칙은 더없이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애플의 제품 디자인이 보여주는 단순함과 정교함의 조화는 디터 람스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예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 가이드라인

디터 람스의 10계명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라는 원칙은 오늘날 디자인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을 40년 전에 이미 강조했다는 점에서 선견지명이 돋보인다. 일회용품을 지양하고 내구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현대의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더불어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는 원칙은 빠른 소비와 폐기를 조장하는 현대의 소비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되고 있다. 이는 최근 디자인계에서 강조되는 '타임리스 디자인(Timeless Design)'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제품의 수명주기를 고려한 디자인, 수리와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모듈형 디자인 등 현대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트렌드는 모두 디터 람스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계명'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 디자인의 근본적인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디자인 원칙을 넘어,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화하는 가운데에도, 그의 디자인 철학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그것이 담고 있는 본질적 가치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디터 람스의 10계명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현대 디자인 교육에 미친 영향

디터 람스의 10계명은 현대 디자인 교육의 커리큘럼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세계 유수의 디자인 학교들은 그의 디자인 원칙을 기본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특히 '좋은 디자인은 철저하다'는 원칙은 디자인 교육에서 세부적인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되었다. 학생들은 단순히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를 고려하고 사용자 경험의 모든 측면을 꼼꼼히 검토하는 방법을 배운다.
디터 람스의 영향력은 제품 디자인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디자인 분야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UX/UI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등 새롭게 등장한 디자인 분야들도 그의 원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좋은 디자인은 최소한으로 디자인되어 있다'는 원칙은 현대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정보 구조의 단순화'와 '시각적 노이즈의 최소화'라는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더불어, 디터 람스의 철학은 현대 기업들의 디자인 문화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때 그의 10계명을 참고하고 있으며, 이는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는 원칙은 기업의 디자인 윤리와 직결되어, 사용자를 기만하지 않는 투명한 디자인 실천의 기준이 되고 있다.

 

디터 람스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로봇공학,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인간 중심적으로 디자인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은 기술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그의 '좋은 디자인 10계명'은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도 변함없는 영감의 원천이자, 올바른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